Onward

주로 스타벅스에서, 그리고 집에서 책을 읽었다. 대단히 빽빽히 지식을 전달하거나 문장문장이 심오한 뜻을 담고 있지는 않았기에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조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내가 알게된 스타벅스에 대한 면은, CEO의 입장에서 바라본 스타벅스이기 때문에 다른 여러가지 관점에서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번은 스타벅스에 책을 읽으러 갔다. 왠만한 자리는 다 차있고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 자리가 있어서 혼자 짐을 풀고 앉았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행동이기는 하지만 마땅히 대안이 없어서(생각해보면 다들 나 Read More…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매일 읽지는 않았지만, 2주 정도의 꽤 짧은 시간 동안 읽은 책이다. 한 세번 정도는 오랫 동안 읽었다. 읽는 시간이 즐거운 책이었다. 그리고 꼭 우리말로 글을 쓴 것처럼, 문장도 무척 세련되고 멋진 표현들이 좋았다. 작가의 환경과 관련된, 백인 혹은 미국과 같은 주제의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작가의 생각을 온전히 느끼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로 읽는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글을 다시 해석하고 느끼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 작가보다 많이 어리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을 온전히 이해할 수 Read More…

Lab Girl – 호프 자런

긴 시간동안 정체된 머릿속에서, 가끔 기회를 만들어 몇 개월간 읽은 책. 평소라면 흥미를 가지며 빨리 읽었을테지만 오래 걸렸다. 그만큼 일상 같았고, 그 안의 글들이 머릿속에 새겨졌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을 옮겨 적는다. 아래의 내용에서 지은이가 실험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얼마나 속속들이 알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아래 내용 이후로도 지은이의 실험실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이어진다. 내 실험실은 손으로 하는 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뭔가를 해내는 곳이다. 내 실험실은 내가 움직이고, 서고, 걷고, 앉고, 물건을 가져오고, Read More…

박준

그해 봄에 – 박준 얼마 전 손목에 깊게 그은 당신과 마주 앉아 통닭을 먹는다 당신이 입가를 닦을 때마다 소매 사이로 검고 붉은 테가 내비친다 당신 집에는 물 대신 술이 있고 봄 대신 밤이 있고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대신 내가 있다 한참이나 말이 없던 내가 처음 던진 질문은 왜 봄에 죽으려 했냐는 것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당신이 내게 고개를 돌려 그럼 겨울에 죽을 것이냐며 웃었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봄에는 널려 있었다 — 숲 – 박준 Read More…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지대넓얕을 열심히 들으며, 나와 비슷한 연배인 사람들인데도 지식도 많고 생각도 깊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고, 특히 강연이나 세미나 혹은 모임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나인데, 이 사람들의 강연은 듣고 싶어졌다. 작년 11월에는 독실이의 강연을 들었고, 12월에는 채새장의 북토크를 들었다. 북토크,북콘서트는 뭐지… 라고 생소한 영어를 보며 강연일까? 했는데, 한글로 하면 ‘책 출간 기념 강연’ 정도가 되겠다. 사실 채사장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고, 이번에 책을 출간했는지도 Read More…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하야마 아마리

쉬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지만, 사실 마음 한켠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야지’, ‘책을 많이 읽어야지’, ‘영화를 많이 봐야지’, ‘무언가 만들어야지’라는 희망사항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 중 하나, 책을 읽겠다고 한 것 중 목록에 있던 한 책을 읽었다. 동료가 최근에 인상깊게 읽었다고 했던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약 두시간 만에 다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를 했는데, 분류가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되어있었다. 소설인줄 알고 있었는데… 하고 보니, 필명을 따로 쓰는 Read More…

모던수필

꽃송이 같은 첫눈 – 강경애 오늘은 아침부터 해가 안 나는지 마치 촛불을 켜대는 것처럼 발갛게 피어오르던 우리 방 앞문이 종일 컴컴했다. 그리고 이따금식 문풍지가 우룽룽 우룽룽 했다. 잔기침 소리가 나며 마을 갔던 어머니가 들어오신다. “어머니, 어디 갔댔어?” 바느질하던 손을 멈추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치마폭에 풍겨 들어온 산뜻한 찬 공기며 발개진 코끝. “에이, 춥다.” 어머니는 화로를 마주앉으며 부저로 손끝이 발개지도록 불을 헤치신다. “잔칫집에 갔댔다.” “응. 잔치 잘해?” “잘하더구나.” “색시 고와?” “쓸 만하더라.” 무심히 나는 어머님의 머리를 쳐다보니 물방울이 방울방울 서렸다. “비 와요?” “비는 Read More…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먹었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Read More…

설득의 심리학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 로버트 치알디니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오랫동안 읽었던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사실 나랑은 잘 안맞는 책이다 싶어서 중간에 중단할까 생각도 했는데, 이미 시작한 거 끝까지 읽자는 마음으로 읽었다. 몇 년 뒤 다시 읽으면 다를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따로 기록해두지 않아서 남은 것은 없지만, 다 읽고나니 책의 목차가 그대로 이 책의 이야기이며 기억해두어야 할 지식었다. 따라서, 목차를 남겨둔다. 이 책은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법칙에 대한 설명과 다양한 사례를 들고 Read More…

이방인 – 알베르트 까뮈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소설을 읽었다. 알고 있는 것이라면 아주 유명한 소설이라는 것. 다 읽고 나니 100쪽 정도의 짧은 소설이었고, 그 뒤에 ‘부조리 문학’이라는 짧은 설명이 있었다. 지난 주말과 이번 주말 오후, 인도 구루가온의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햇살을 맞으며 읽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다. 지하철 형광등 아래 서서 읽는 것보단 훨씬 이야기와 어울렸다.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깊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고 글자로 적힌 풍경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읽어갔다. 표현들이 워낙 사실적이어서 그 풍경을 따라 한줄한줄 읽는 것이 흥미진진했다. 마치 Read More…

불쏘시개 – 아멜리 노통브

“도대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 지금이 전쟁 중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모든 것을 허용하는 사람과 춥기 때문에 자신에게 모든 것을 허용하는 여자 사이에 있다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난 소설을 읽어도 소설의 이야기보다 특정한 부분에 심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그렇다. 그리고 이번 소설은 E-book을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는데, 대여기간이 끝나서 책갈피 해놓은 부분이 다 사라져 버렸다. 그 중 건진 것. 한 남자가, 밤이 늦어, 살짝 취한 나머지 전 애인에게 편지를 쓴다고 생각해보자. 그가 편지봉투에 주소를 적고, 우표를 붙인 다음, 코트를 찾아 입고 우체통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편지봉투를 밀어넣은 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잔다고 말이다. 그가 마지막 과정까지 일사천리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안 그런가? 편지는 다음 날 Read More…

무진기행

….. 그러나 나는 돌아서서 전보의 눈을 피하여 편지를 썼다.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 써서 알리는 것입니다. …. 쓰고 나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봤다. 또 한번 읽어봤다. 그리고 찢어버렸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씌어 있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1964)

무의미의 축제 – 밀란 쿤데라

유명한 소설가인 밀란 쿤데라의 최근 소설.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야기를 듣고 읽어보았다. 빨책에서 말하길, 이전 쿤데라 소설들의 모든 이야기가 한 곳에 들어있는 것 같다고, 그리고 쿤데라의 끝이 암시되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 사실 다른 소설들은 읽어보지 않은 채 이 소설만 읽어서 아쉽긴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다른 쿤데라의 소설을 읽어보리라, 그리고 나서 다시 이 소설을 한번 더 읽어보리라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었다. 재미있는 것은 글쓴이-쿤데라가 소설에 가끔 개입해서 이야기에 등장하는데, 이게 이야기의 중요한 흐름이 된다. 첫 ‘부’의 제목도 재미있다. ‘주인공들이 Read More…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었다. 빨간책방에 나오는 김중혁 소설가가 쓴 소설. 빨책에서 리뷰도 해주고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어서 그런지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을 분석하는 능력은 없어서 그냥 오랜만에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빨리 읽은 소설 정도의 느낌인데, 이런 종류의 소설은 처음이라 더 즐거웠다. 가끔 이런 소설도 읽어주어야지. 너무 무겁지 않게. 딜리팅이라는 직업이 재미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사회를 보는 관점을 한 걸음 먼저 나아간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 많이 만들고, 소비하고, 모으고, 버리는 사회이다. 그러다 보니 잊는 것도 많고 정을 덜 Read More…

왕자의 특권 – 아멜리 노통브 #2

지그리드가 전화를 끊었다. “올라프가 아니라 당신이 죽은 걸로 되어 버렸군요.” “그래요, 이제 난 올라프 질더로 살 수밖에 없어요. 물론 당신이 허락해주어야 하겠지만.” 난 내가 소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소설이 좋다. 잠깐 들어갔다 나왔다. 꿈처럼 난데없는 설정은, 가끔 소설속에서 소설을 쓰게 만든다. 지그리드와 올라프. 꿈처럼 중간과정을 빼먹은 듯한 둘의 모습은 그래서 더 기분이 묘했다. 내가 다른 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다면? 오늘 꿈에 2부가 시작되길.

제 3 인류

단번에 읽지는 못했지만 오랫동안 조금씩, 드디어 다 읽었다. 출퇴근길, 혹은 가끔 늦은 밤 집에서 늘어지게 앉아서 조금조금씩 읽었다. 처음으로 이북을 사서, 제대로 다 읽었다. 아이폰으로, 아이패드로. 책으로 읽었으면 느낌이 다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베르베르 소설이라면 이렇게 읽는 것도 좋았다. 2권이 끝이 아니라는건 다 읽을 때까지도 몰랐던 내용이다. 이런! 아쉬운데… 또 잊고 있다가 신간이 나오면 다시 소설이 떠올려지게 될까. 바로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질지 궁금한데 끝나버렸다. 아무튼, 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한보따리 가지고 다니며 들쳐보는 것이 즐거웠다. 언제나 Read More…

D에게 보낸 편지 – 앙드레 고르

언젠가 서점에서 제목을 보았던, 얇은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다시 보게 되어 사서 읽었다. ‘D에게 보낸 편지’라는 책의 제목, 다른 것을 떠나 정말 편지형식의 글이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몰래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편지의 역사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서 슬쩍 읽어봐두고 싶었고. 표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당신은 이제 곧 여든 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릅답습니다.” 아, 젊은날의 가슴떨리는 편지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여든 둘 Read More…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한여름 밤 집중하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하여,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에 와서야 소설을 다 읽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고 난 뒤의 색채가 없는 서울 하늘. 오늘 소설은 끝에 한 다섯 장 쯤 찢겨진 이야기처럼, 홍콩영화처럼, 미적지근하게 끝났다. 의도치 않게 책의 제목처럼 나도 순례를 하듯 이곳 저곳에서 읽었다. 대부분의 책을 집에서나, 전철에서나, 학교에서 읽던 내가 그 평범한 장소를 두고 밴드 합주실, 한강 공원, 회사에서 느긋이 읽었다. 생각보다는 이야기가 정적이어서 쉽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지만 한 30분 정도 Read More…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소설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대체로 늘 이런 대답을 한다. “소설가란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은 조금만 내리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인간입니다”라고. 소설가는 왜 많은 것을 관찰해야만 할까? 많은 것을 올바로 관찰하지 않으면 많은 것을 올바로 묘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아마미의 검정 토끼 관찰을 통해 볼링공을 묘사하는 경우라도. 그렇다면 판단은 왜 조금만 내릴까?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쪽은 늘 독자이지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가의 역할은 마땅히 내려야 할 판단을 가장 매력적인 형태로 만들어서 독자에게 은근슬쩍(폭력적이라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건네주는 데 있다. Read More…

시간의 옷 – 아멜리 노통브

오랜만에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읽었다. 이것 저것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멜리 노통브의 책은 끝없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수십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재밌다!로 끝나는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다. 다 읽고 생각해보니 소설에 나오는 배경은 딱 두 곳이다. 친구와 이야기하던 곳, 그리고 셀시우스와 이야기 하던 곳. 읽는 동안 난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던가? 음. 흰색 원형의 방과 어렴풋이 기억나는 폼페이의 돌이 된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폼페이를 화제로 상상력을 이끌어 낸 것도 그렇고, 대화로 소설 하나를 Read More…

행복의 정복

오랜만에 갔던 서점에서 또 책을 몇 권 집어왔다. 아주 가끔 들르는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게, 요즘 나의 마음과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에는 정말 다양한 책들이 다양한 제목을 가지고 비치되어 있고, 나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보며 무엇을 고를까, 신중하게 들여다 보니, 어쨌든 관심있는 것을 고르게 되겠지. 그래서 이번에 고른 책들 중 하나, ‘행복의 정복’. ‘정복’이라는 말이 ‘행복’이라는 말과 어울지 않는 느낌은 조금 있었지만 책의 내용을 잠깐 읽으니, 무서운 책은 아니었다. 요즘은 왜 이런 책들을 더 좋아하는지, Read More…

랄랄라 하우스

아껴서 조금씩 읽던 랄랄라 하우스를 다 읽어버렸다. 산문집 중, ‘끌림’ 이후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끌림이 여행을 주제로 이국적인 곳에서의 풍경, 경험, 사람들을 통한 느낌을 들려주었다면, 랄랄라 하우스는 글쓰는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발견한 일상, 경험, 글들을 일반인들에게 공유해주었다. ‘끌림’보다는 작가와 독자의 경험이 비슷하고, 독자들도 접할 수 있는 글들이나 상황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동경의 마음보다는 유쾌한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자리잡고 있었다. 주제가 있는 스크랩북처럼, 어찌보면 그저그런 이야기들이 비슷한 것들끼리 한데 모여 있으니 다들 더 빛나보였다. 이제 또 어떤 책이 나의 일상에 Read More…

제인 에어

거의 두 달간, 내 일상속에 깊숙히 들어와 있던 소설. 조금조금, 띄엄띄엄 읽었다. 제인에어를 읽는 기간 동안 소설이 아닌 책 두권을 다 읽었다. 하지만 소설은, 천천히도 좋다. 전철을 타고 있는 동안 카페에 혼자 앉아있는 동안 일하기 싫은 시간 날씨가 너무 좋아 바람을 쐬고 싶을 때 감정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제인 에어는 서른이 된 나의 여름과 가을을 함께 했다. 하지만 역시나, 가을이 어울렸던 소설 같다. 2권의 마지막 스무 페이지 정도를 남기고, 읽을지 말지 고민을 잠깐 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다행히 Read More…

도연초

제3 단 만사에 뛰어난 사람이라도 사랑이나 그리움의 정취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지 않은 사나이는 몹시 부족된 감이 있어서, 마치 아름다운 옥잔의 밑이 빠진 것같은 기분이 들 것이 틀림없다. 밤이슬, 찬서리를 맞으며 실의를 달래어 정처없이 방황하기도 하고, 부모의 꾸지람이나 동네 사람들의 뜬소문 따위에 마음을 쓸 여유도 없이 이런가 저런가 사색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항시 혼자 쓸쓸히 누워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그러한 일들이 오히려 즐겁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호색으로 지새운다는 것도 아니며, 한편 여자가 볼 때 친밀감 같은 Read More…

왕자의 특권 – 아멜리 노통브

오랜만에 읽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역시나 비슷한 문고본의 사이즈. 역시나 흥미진진하고 빨리 읽히는 소설. 덥지 않은, 해질녘의 저녁동안 조형관 6층 옥상공원에서 3일간의 여유를 오늘 마쳤다. 재미있는 설정과, 이쯤에서 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해도 일어나지 않는 사건. 몇장을 남기지 않고서, 이쯤에서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해도 일어나지 않는 반전. 하지만 내내 흥미진진했던 내용. _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읽을까 말까 하다가 읽었는데,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소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기 자신이기를 그만두고 진정한 휴가를 가져보라는 것이다. 우리를 구속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Read More…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파피용

몇 권 읽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신선한 생각을 전해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의 뜻도 몰랐었고 소설이 대충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었다. 두꺼운 책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읽혀갔다. 프랑스의 소설들이 대부분 감각적인 이야깃거리들을 가지고 있는건지.. 아멜리 노통의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끝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해서 지루해 하지는 않았다. 중반부까지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하게 밑바탕을 깔아 주어서 일까.. 어쨌든 결론적으로 생각한 것은 어느 환경이든 마찬가지이다…라는 것이다. 한국에 살든, 노르웨이에 살든, 우주선 안에서 살든 다른 행성에서 살든… 이 곳이 천국이고, 지옥이라는 것. 똑같다는 Read More…

달콤한 나의 도시

4부 치명적인 것들 사랑이 저무는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누군가와 이별할 순간이 도래하면 엉뚱하게도 오래전 운동회 때가 생각난다. 줄다리기 시합. 청군과 백군이 동아줄 하나를 마주 잡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그때 불현듯 한쪽에서 동아줄을 확 놔버린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모든 것이 덧없다는 듯. 그럼 한쪽은 어떻게 될까. 게임의 승자가 되겠지만 그걸 진짜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게임이 끝나버렸는데 누가 승리자이고 패배자인지를 가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하철에서만 읽었던 소설. 드디어 끝장까지 읽게 되었다. 뭐, 끈을 놓지 못하게 긴장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읽는데 Read More…

머큐리-아멜리 노통

신기한 타협. 171페이지를 읽으며 정말 하하 소리내어 웃을수 밖에 없었다. 두가지의 결말이라니. 정말 멋진 작가의 선물이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읽은게 세번째인것 같은데, 정말이지 이번 소설엔 대화가 많았다. 미묘한 감정들을 그림처럼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직소퍼즐처럼 한조각씩 꺼내어 알려주는듯한 느낌. 어쩌면 일상과는 너무 먼 상황설정이지만 그래서 더 격한 감정을 보여주고,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의 근본적 뿌리 즈음에서 이야기 하는듯 했다. 미치광이라고 생각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해가 조금씩 가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반전’ 이란게 있을줄은 몰랐으나, 너무나도 큰, 내가 소설을 읽으며 가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