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도. 이십대 초반, 고등학교 후배가 인도에 다녀오고선 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꼭 가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애 엄마가 되고 나니 가기 싫다고. 삼십대 초반, 대학교 후배가 인도에 다녀오고선 내가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기회 되면 가보라고 했다. 이젠 결혼해서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나서 2주간 여행을 다녀왔다. 두 사람의 말대로 정말 좋았다. _ 삼십대 중반, 원없이 인도에 있다. 여행지가 아니라는 것이 아쉬움. 오래 알고 지낸 역술하시는 분께서, 선기씨는 보기 힘든 좋은 사주인데 외국에 나가야 좋다고. 지금 이건가? pxd 센트럴파크에서 슬쩍슬쩍, Read More…

인도의 밤

모기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 인도의 모기는 복제술을 가지고 있나, 죽여도 죽여도 방안의 모기는 거의 비슷한 수가 계속 남아있다. 인도의 3월 말 밤은, 바람으로 가득하다. 이 밤에 세찬 바람이라니. 바닷가도 아니고. 인도에서 몇 년 전 만났던 친구는 다시 인도에 왔다고 한다. 멋진 그림들을 그리며. 바라나시에 있다고 한다. 부럽다. 인도에서 몇 년 전 만났던 친구는 아유베딕 치료를 배웠다더니 뉴욕에 작은 공간을 차렸단다. 또 다른 준비를 하는지 펀딩을 요청하는 영상을 찍었다. 대단하다. 인도에서의 새벽, 인생에 대한 생각도 아니고, 일 생각도 아니고, Read More…

평일 오후

평일 오후, 모두가 일하고 있는 오후, 한강공원 잔디밭에 의자를 펼치고 앉아서 소설을 읽는다. 초여름, 긴팔을 걸치고 따뜻한 공기속에서 따뜻한 햇살을 쬐며.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것이 아쉬움. 보름 넘게 조금씩 읽던 소설이 거의 끝나간다. 과거의 일들을 다시 따라가며 오해를 찾아 풀어내고, 시간이 지나버린 현재의 자신을 올바르게 찾아가는 소설. 사실 큰 줄기보다는 그 속의 작은 내용들이 좋았던 소설. 책을 덮으니 햇빛은 주황빛으로 바뀌고, 그림자는 길어지고, 공원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 인도에서, 머리는 깨어있고 몸만 자는 휴식 시간에. 떠올랐다.

여름 밤

여름 밤, 옥탑방에서, 창문을 열고, 불을 끄고, 의자를 젖히고, 다리를 책상위에 올리고, 맥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를 본다. 편지, 찡그린 표정, 맨발, 카멜, 트럭, 다리, 삼각대, 라디오. 소설을 먼저 읽었는데도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던 풍경도. 아마도 8년 전.

Sofa

Sofa 1. 소파에 누워 노래를 듣는다. “사랑이 뭔지 잘 몰라도 왠지 가슴이 두근거려요…” 나는 사랑에 빠졌어요, 이선희. 갑자기 슬픈 느낌. Sofa 2. 태어나서 소파에 자주 누워있는 경험은 인도 아파트가 처음인데, 좋다. 사람들이 집에 가면 왜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는지 알 것만 같다.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바닥에 눕거나 엎드리거나. 거기에 추가. 소파에 누워있기.

계곡 향기

늦여름,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굽이굽이 산 속의 계곡을 찾아 나선다. 아무도 없는 공간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마침내 제대로 된 비밀공간을 찾아내어 자리를 잡는다. 여기는 터를 다잡아 텐트를 치고, 저쪽 물건너에는 요리도구를 꺼내어놓고, 나무에 스피커를 달아두고, 간단히 요리하고 맥주를 한잔 마시고 물에 빠진다. 한껏 물놀이를 하고 낮잠-. 다시 또 일어나 장작을 구해오고 저녁 요리를 하고 맥주와 음악, 유치한 경쟁, 이런저런 옛 이야기들. 우리 아지트를 밝히는 주황빛 조명 몇 개를 두고, 잔잔한 계곡물을 보고 들으며 밤을 이어간다. 아까 낮잠을 자려다 코 끝에 Read More…

달맞이 꽃

어렸을 적 살던 곳은 작은 ‘면’에 있었는데, 도로변으로 이어진 작은 시가지를 지나 냇가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가로등도 없고 포장도 안된 긴 둑방길을 십오분 넘게 걸어서 아카시아 나무 숲을 지나 있는 집이었다. 누나들은 건너건너 시내에 있는 학교들을 다녔는데, 야자가 끝나고 혼자 집에 오기엔 너무 어둡고 위험해서 매일 밤 나랑 어머니랑 손잡고 후레쉬를 들고 시가지까지 마중을 나갔다. 달이 조금 차면 후레쉬를 꺼도 풍경이 은은하게 보이고, 보름 즈음이 되면 달빛 때문에 짙은 그림자가 생길 정도였다. 둑방길 옆엔 달맞이꽃들이 많았는데, 그런 밤이면 노란 잎을 더 Read More…

밤 기차

콜카타를 떠나는 밤. 밤기차를 기다리며 역사 앞에 앉아 블루파프리카의 음악을 듣는다. 후덥지근한 날씨, 주황색 불빛, 딱정벌레처럼 생긴 노란 택시들. 역사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면서 저 수많은 사람들이 밤새 어디로들 갈까 생각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이 곳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사진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기차가 떠나는 시간, 끝없이 길게 늘어져있는 기차칸들 중에 기차표에 적힌 번호를 겨우 찾아 올라타서 내 자리를 찾는다. 침대칸이라더니 침대는 접혀있고 왜 다들 앉아있나. 언제 내 침대를 Read More…

내 방을 뒤적거리며

내 방은 적어도 25년동안 조금씩 축적된 나의 추억들을 곳곳에 쌓아두고 있다. 아주 어릴 때 물건들은 별로 없으니까. 한동안은 점점 쌓아만 가다가, 언젠가부터는 조금씩 버리고 있다. 모으는 것도 신기하고 버리는 것도 신기한데, 사실 모은다고 자주 보지 않고 버린다고 크게 살펴보지 않고 버린다. 그러니까 매일 내가 자는 곳 근처에 오랫동안 머물러만 있다가 조금씩 가버리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가끔은 이렇게 어떤 물건을 찾다가 결국 난장판을 만들고 정리를 하며 버리게 된다. 이런 경험들도 가끔 좋다. 기억력 나쁜 내 머리는 잊고 Read More…

평안함이 가득한 인도 마을의 사원

평안함이 가득한 인도 마을의 사원. 사람의 마음으로 치면 가장 깊은 곳에 한 자리씩 가지고 있을 그런 아름다움과 경건함과 평화로움.

인도의 풍경 생각

뜨거운 공기, 햇볕 아래. 좁은 골목 안 파란색 라씨가게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씨를 먹는다. 생각보다 조금 커다란 황토색 초벌구이를 한손에 쥐고 달그락 달그락. 인도인들의 말들, 서양인들의 말들. 인도인들의 노랫소리. 아, 죽은 사람을 네 명이 어깨에 짊어지고 화장을 하러가는 행렬이 골목을 지나가는 소리. 파란색 가게 안에서 달그락 달그락 라씨를 먹으며 화려한 주황빛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고보니 바로 아래 강가에 큰 화장터가 있다고 했지. 차분히 가라앉은 밤공기, 달빛 아래. 온동네가 바라보이는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여행자들과 바닥에 누워서 돌아가며 담배 비슷한 것 한 Read More…

Playlist

후덥지근한 오후가 지나고 비가 오는 밤, 눈이 오는 영화를 봤다. 아무 생각 없는 밤, 잠깐의 여유를 즐겼다. 딴생각. 어렸을 땐 그렇게도 많은 시간을 들여서 라디오를 녹음해가며 ‘Awesome Music’ 테잎을 만들고, 좀 더 지나선 열심히 소리바다를 뒤져가며 나만의 mp3 리스트를 만들고, 또 시간이 흘러선 벅스뮤직으로 뮤직 리스트를 만들다가, 이젠 그냥 무료 스트리밍 뮤직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다. 그 많던 내 플레이 리스트는 잊혀지고, 단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편한 방법만 찾는다. 뭐, 그냥 그런거겠지. 그래도 오랜만에 생각이 난다. 오랜만에 늦은 밤 찾아 Read More…

꿈. 한 시간의 달콤함, 한 시간의 사투

꿈을 꾼 것도 오랜만인데 참으로 여운이 남는다. 꿈이란게 언제나 그렇 듯, 깬지 몇 시간이 지나서 이미 기억은 장면장면으로만 남아 있다. 첫 번째 꿈, 한 시간. 멋진 풍경에서, 멋진 경험을 한다. 두 번째 꿈, 한 시간. 첫 번째 꿈이 꿈이었는지 진짜인지를 놓고 끊임없이 생각을 한다. 아까의 상황을 되돌아보자, 말이 안되는 장면이 있었나? 지금과 연결이 되나?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계속 생각을 해보니, 첫 번째 꿈은 진짜였던 것 같다. 아닐만한 이유가 없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불안함이 있다. 첫 번째 꿈의 Read More…

인도의 고속도로 풍경 일기

몇시간 째 인도의 광활한 평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한참 졸다가 깨어 밖의 풍경을 보니, 지금에 대한 현실감이 없어지고 여기가 꼭 다른 행성의 개척지 같다. 어쩜 이렇게 뜨겁고 광활한지.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아는 풍경과 사람들이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갑자기 그리워진다. 그러면 친구들은 또 뭐라 하겠지. 평소엔 안나오면서라고. 그래도 그리운건 사실이다. 작은 서울 곳곳의 풍경들도. 왠지 다시 못볼 것 같은 풍경들처럼 느껴지면서. 혼자 꿈을 꾸듯 상상해보기도 한다. 달콤하다. 이어폰을 꼽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를 들어서 그런가!

인도

주황색 불빛이 반짝이며 흔들리는 갠지스강의 밤 풍경. 저 멀리 골목에서 나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고요한 밤.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는 소소한 밤 파티가 한창. 어둑어둑한 옥상 풍경 속에서 모두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재잘재잘. 한 대씩 돌돌 말아서 돌아가며 두 모금씩 후우. 카세트의 음악은 Coldplay, Yellow. /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작은 골목 빵집 이층의 낮 풍경. 청록색 벽에 익숙치 않는 구조의 공간. 아무 손님도 없는 나른한 오전. 천장의 오래된 팬 돌아가는 소리가 스륵스륵. 샌드위치와 짜이를 시켜놓고 두 시간이 넘게 재잘재잘. 치익- Read More…

토요일 감상

토요일 오전 전철, 마침 자리가 나서 햇살을 받으며 잠깐 눈을 감는다. 향기와 함께 떠오르는 여름 풍경. 병풍처럼 이어진 산 아래, 강가 길을 따라 먼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한다. 생각해보면 그런 적이 있나 싶다. 여러 향기가 섞인 풍경이었다. 7년 쯤 전 외국에서 만났던 친구의 결혼식을 갔다. 이틀, 낯선 곳에서 이틀을 함께 했던 친구는 결혼식에 초대했고, 그 때 나를 부르던 이름으로 나를 반겼다. 이틀의 추억을 함께 가진 친구를 보며 6주동안의 추억이 떠올랐다. 두툼한 손으로 꽉 악수를 하고 반가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지어보이며, 고맙다고. 무역회사에 Read More…

나무 숲 꿈

나무가 너무 예쁘게 생겨서 한참 나무껍질을 만지작거리며 서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나무만 쳐다보고 있으니 숲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나무를 쳐다보며 생각을 하니, 숲을 꼭 봐야 하나? 내 앞의 나무가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숲을 보러 나갔다 오면 다시 이 나무를 찾지 못할 것 같은데. 숲을 봐야하는 이유를 잊어버렸다. 3년 전. 지금은 어떤가? 오늘은 나무 숲 꿈.

이중적인 마음, 변하는 세계.

갈수록 동전의 앞면과 뒷면 모두를 보거나 안보고 싶어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커져간다. 혹은 옛날부터 그랬을지 모른다. 점점 누릴 것은 많아지고, 모두가 그렇게 하고, 환경이 그렇게 바뀌어간다. 도시에 살면서 시골을 그리워하고, 컴퓨터에 푹 빠져서도 친구들과 공원에서 이야기 나누던 시절을 떠올리고, 휴대폰을 꼭쥐고서 휴대폰 없었던 때를 생각한다. 알프레드가, 자비스가 가볍게 리듬을 타며 알아서 맞춰주는 일상을 공기처럼 느끼면서도 모든 것이 수동이던 때를 그리워하겠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_ “교수님,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을까요? 교수님이 말씀했죠.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자네는 여전히 만족하지 Read More…

단계 #2

모든 것들이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어찌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같은 규칙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세포와 사람과 우주가 그렇듯. 아, 그건 그렇고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것들이 단계를 거치지만 한 단계를 완벽히 마무리한 뒤 다음 단계로 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단계를 어느정도 완성했다 생각하면 다음 단계로 가고, 또 다음 단계로 갔다가, 다시 맨 아랫 단계로 돌아가 완성도를 높이고 높이고 높이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 같다. 기업의 전략도 마찬가지고, 기술의 발전도 마찬가지고, 디자인도 마찬가지고, 사람들의 Read More…

오랜만에 밤의 시간

오랜만에 밤의 시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 가을 인사를 한다. 얼마나 멋진지. 일상의 굴곡들은 파도 한번으로 매끈해지는 모래들처럼 느껴진다. 현실 같은 꿈에서 50년을 지냈다면 그건 꿈일까 현실일까. 50년 뒤 깨어난 현실이 더 꿈같지 않을까. 물론, 내가 33년 동안 가끔 꿈을 꿔본 결과, 깨고 나면 꿈의 시간들은 사진 한 장처럼 찰나로 기억된다. 지나간 시간들이 특정 시간 만큼으로 다시 기억되지 않듯이. 비디오를 찍고 다시 보지 않는 이상.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하룻밤이 지나간다. 이 밤에, 아이디어를 떠올릴 Read More…

On stage / Back stage

On stage 여행 휴유증이 심한건지, 몸살이 났는지, 병균이 옮았는지, 요즘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관리를 안해서 그런지, 요즘 스테미너가 바닥이고 체력이 3시간을 못 버틴다. Back stage 인도 여행에서 일정하지 않은 전압 때문인지, 충전 담당 부품 어딘가가 고장났는지, 배터리가 이상해졌는지, 바이러스가 걸린건지, 배터리가 3시간을 못 버틴다. 나의 아이폰 이야기.

단계

언제나 어떤 계기로 한 단계 높은 어려운 환경을 접하는 것 같다. 동물도 마찬가지겠지. 문명이 발달하기 전 인류도 그랬을거고. 그리고 그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면 어느 정도 여유를 부릴 정도의 능력과 마음이 생기는 듯 하다. 그러다 보면 다시 또 접하지 못했던 어려운 상황이 나타난다. 아마도 자연 속에서는 그런 몇 단계를 거치고 나면 더이상 어떻게 할 수 없거나 안정적인 단계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요즘같은 사회에서는 그 단계가 훨씬 많거나 끝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복잡해져서 일 수도 있고, 안전장치들이 많아져서 중요한 Read More…

반월 한바퀴

2주 전만 해도 바닥이 다 드러날 것 같던 반월저수지에 물이 가득 찼다. 밤나무에는 초록색 밤송이들이 방울방울 달렸다. 길가의 달맞이꽃들은 노란 얼굴을 숨긴 채 꼿꼿히 서 있다. 짙푸른 가로수들의 잎은 반짝거린다. 키가 큰 벼들은 다들 똑같은 높이로 논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상 반월 한바퀴. 오늘의 선곡은 벅스 추천, ‘언제 들어도좋은 감성 터지는 팝 음악’ 중, creep과 in my place

오늘 같은 날.

오늘 같은 날. 서울 강변도로 안에 막혀있는 차들 속에서 10km/h로 운전을 하고 있으니, 풍경이 색다르게 보인다. 높고 낮은 구름들과 파란 하늘. 약간의 습기가 있는 시원하고 힘찬 바람. 길어진 그림자들. 그런데 자동차가 가득한 풍경 너머 저쪽에는 구름에 그늘진 어둑한 도시 풍경. 그 풍경이 멀리서 ‘너는 무료한거야’라고 말하듯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 무료해지는 마음. 무언가 일이 일어나야 풀릴 것 같은 이 무료한 풍경과 마음. 영화 속이나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새로워 보이는 풍경. 옵티머스 프라임이 나타나거나 저 어둑한 풍경이 정체 Read More…

오랜 만에 꽉 찬 하루, 그 감상

하루에 스케줄을 세 개 잡은건 거의 몇 년 만이 아닐까. 그리고 혼자 차 안에서 팟캐스트도 많이 들었다. 오늘의 느낀점. 1.날씨가 좋다. 농작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장마가 조금만 더 늦춰졌음 좋겠다. 2.옛날 7층 방이 그립다. 오늘처럼 날씨 좋은 토요일, 혼자 음악을 크게 켜고 의자에 앉아 창문 밖 숲을 보며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흥얼거리면 얼마나 좋을까. 첫 음악은 조지윈스턴의 rain이 좋겠다. 3.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팟캐스트로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를 들었다. 내성적인 성향에 대한 고찰. 난 역시 내성적인 사람인가보다. 공감. 4.대학원 후배님들의 한 학기 Read More…

날씨좋은 토요일 오후, 상반기 평가하기

날씨좋은 오후. 창문을 열고, 조명을 알맞은 밝기로 켜고, 음악을 튼다. 의자에 등을 기대어 젖히고, 발을 낮은 의자에 얹히고, 허벅지 위에 무선키보드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상반기 평가를 한다. 회사 일을 어떻게 했나 생각해본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에 이런 것도 좋군. 다 스마트 조명과 무선키보드와 무선스피커와 발의자 덕분이다. 응? 아니, pxd 덕분이다.

인도로 가는 비행

시간을 거스르는 시간 인천을 출발해 칭다오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차 때문인데, 숫자로 표현하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하늘도 변하지 않았다. 하늘 높이 올라 해를 좇아가는 느낌. 칭다오에서 쿤밍으로. 게다가 쿤밍에서 콜카타로 가는 시간은 -5분이다. 멋지다. 이 상대적인 시간은 내가 실제로 지내는 시간도 느리게 만드는 느낌이다. 뭔가 시간을 벌고 있는 느낌이지만, 문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때엔 다시 그 시간을 갚아야 한다는 것. 하늘 위의 식사 여지껏 비행기를 타면서 제대로 밖을 볼 수 있는 창가 쪽 자리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어쩌다 창가쪽에 Read More…

쓸데없는 상상

쏴아아 비가 오는 여름 낮 풍경. 소나기. 맑고 밝고 강하던 풍경의 인상이 아직 남아있는데 갑자기 어두워진 풍경. 마루에 앉아 비에 젖는 풍경을 바라보며 멍하니, 손가락으로 마루를 탁탁. 카세트의 음악은 가을 방학.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소복소복 눈이 내리는 겨울 저녁 풍경. 불빛에 반짝이는 작은 눈송이들. 소복소복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이쁘게 내려앉는 눈송이들. 마루에 앉아 희고 까만 풍경을 바라보며 멍하니, 손가락으로 마루를 슥슥. 카세트의 음악은 데미안 라이스. – The blower’s daughter BU PU ZTV KU FTM CS FE Read More…

일기

똑깍똑깍 뉴욕, 맨하튼에 왔다. 요가를 끝내고 사과 하나와 샌드위치를 사서 브라이언트 파크 테이블에 앉았다. 푸른 나무들이 무성하다. 나무에서 내려온 다람쥐들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주변을 서성이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나뭇잎 사이의 햇빛은 반짝이고 뜨겁고 그늘은 시원하다. 할아버지들은 직접 가져온 체스 말을 꺼내어 체스를 두고 있다. 지나가는 할머니는 미소 지으며 내 반팔 티셔츠가 뷰티풀 하다고 얘기한다. 뭐냐고 물어서, 메뚜기라고 답한다. 공원 맞은 편 양쪽 블럭에서는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둔탁한 소리들. 뉴욕은 100년이 지났어도 공사가 끝나지 않았나 보다. 그 사이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