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감성적인 디자이너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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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킨 노트의 재활용

오랜만에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칼과 자를 가지고 작업을 했다.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

최근에 회사 일로 짧은 출장을 자주 다녀와서, 힘든 나에게 주는 선물로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주문했다.
이미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사용중이었지만, 힘든 나에게 주는 선물로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주문했다.

기존의 보조배터리는 예전에 샀던 소가죽을 덧대어 한땀한땀 바느질을 했었다. 질감이 참 좋았지만, 두께가 두꺼운 것이 흠이었다. 샤오미 배터리의 재질은 맥북과 아이폰을 닮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제품의 기능과 보관형태에는 맞지 않는다(좋은 점은 뭔가 덧대기 좋다는 것). 보조배터리는 가방에 보관하게 되고, 가방에는 스크래치가 날만한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번 샤오미 보조배터리도 무언가 덧대기로 했다.

내 방에는 쓸데없이 모아둔 물건들이 참 많은데, 이번에는 마땅한 것이 없었다. 소가죽은 두꺼웠고, 여러 두께와 재질의 종이는 내구성이 부족했다. 얇은 천은 질감과 마감이 아쉬울 것 같았고, 캔버스천으로 쓸만한 것은 색이 몇 개 없었다. 한 5분 정도 방을 뒤적거린 뒤, 다 쓴 몰스킨 노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하, 몰스킨 노트를 집었을 때 감촉이 느껴지는 것도 좋겠군.

뭐, 그렇다고 몰스킨 노트의 커버 재질이 아주 고급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느끼는 그 감촉을 계속 느끼는 것은 좋은 기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방에서 쉽게 바로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니까.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시작한지 이제 2년이 되는데, 사실 그 동안 노트에 필기한 일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전에는 몰스킨 노트를 사용하여 필기하고 아이디어를 그리던 일이 많았기 때문에, 집에는 예전에 썼던 여러 몰스킨 노트가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손을 많이 타서, 세월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적당한 녀석을 하나 골라서, 슥삭슥삭 자르고 붙여서 완성을 했다.

그렇게 멋들어지지 않아도 나만을 위한 감촉을 지닌 물건이니까 마음에 든다.
기능적으로는, 가방 안에서 다른 물건들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특히 양쪽 끝 부분을 한번씩 접어서 약간의 내구성을 가지게 한 뒤, 배터리보다 1mm 정도 더 길게 재단을 해서 끝부분이 스크래치의 주범이 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차갑지 않고 부드러운 질감.

몰스킨 노트는 빳빳하면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커버의 질감, 그리고 종이의 색감, 종이의 질감, 그리고 왠만한 노트보다는 나은 종이의 기능적 품질, 그리고 마지막을 완성하는 고무밴드가 마음에 드는 점인데, 보조배터리도 여러 측면에서 몰스킨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직업이 직업인지라, 언제나 13인치, 24인치 모니터를 바라보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고, 회의만 하며 만져지지 않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가끔씩 이렇게 간단하게나마 손에 잡히는 도구를 사용하고, 내 손의 정확성을 느껴보고 여러 질감의 물건을 다루게 되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의미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아니, 이건 공예에 가까운 것일까. 배운 뿌리를 못잊는 것일까. 실제로는 다른 것인데 나는 ‘디자이너’라는 틀을 너무 광범위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뭐! 디자이너라는 틀에 끼워맞추지 않더라도, 이런 생활공예는 누구나 해볼만 하다. 우리 조상들은 다들 공예가 아니었나.

마지막으로, 양털 깎인 양처럼 되어버린 나의 몰스킨 노트. 그래도 의미있게 재활용 되어서 주인의 손을 더 오래 타게 되었으니까 좋게 생각합시다 :)

  • Published: 8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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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r로 만든 화이트노이즈 서비스

요즘에는 삶이 힘들어서 그런지 화이트노이즈, 자연의 소리들을 가끔 찾아 듣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일요일 하루 동안 잠시 근심을 잊고, 머리를 환기시키기 위해 디자인과 프로토타이핑 작업을 했습니다. 하고나니, 정말 요즘 새로운 UI 설계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 디자인 컨셉

멋진 컨셉으로 편안함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떻게든 가든하다 서비스를 연결지어서 만들고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제가 무척 좋아하고 있거든요. 가든하다에서 마음에 들었던 테라리움 상품의 이미지를 각각의 화이트노이즈 아이템으로 설정하고, 음악은 유투브에서 Natural sound로 검색을 해서 찾았습니다(개인의 습작 용도이니 저작권에 문제는 없겠죠?ㅠ). 그런데 테라리움 모습과 사운드와의 매칭이 되지 않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제가 여행가서 직접 녹음을 해와야겠어요 :)


시작한 계기가 마음에 드는 UI를 만들어보자,였기 때문에 디자인은 안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최종 인터랙션과 디자인은 아래처럼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픽디자인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약간은 허술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뭐, 전체적인 인터랙션의 컨셉이 중요하니까요!
사운드 테마에 대응하는 가든하다의 아이템을 동그란 이미지와 타이틀로 배치하고, 현재 재생되고 있는 아이템은 흰색 카드를 배치하여,
1. 어떤 아이템이 재생되고 있는지 강조한다
2. 해당 아이템에 대한 부가 정보 표시 (사운드 소스 링크, 테라리움 상세보기)
3. 나머지 아이템은 톤을 죽여서 정보의 밀도를 낮춘다


2. 이벤트에 대한 구조

사실 구조라고 할만한 것도 없지만, 대략 기능으로 나누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가 됩니다. ‘아이템 선택’ 액션에 대응하는 myFunction(소스에서는 Frame_move)이 대부분의 작업을 하는데요, 이것저것 일괄로 적용해야할 것들을 다 넣고, 사용자가 어떤 아이템을 선택했는가에 따라 변수를 넣고, 그것에 맞게 열심히 움직이고 정보를 바꾸게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첫 번째 아이템을 선택하면 카드가 첫 번째 아이템 위치로 이동하고, 첫 번째 아이템의 타이틀의 opacity가 1로 되고, ‘See details’링크의 주소가 변경되고 하는 식이죠. 물론 두 번째 아이템을 선택하면, 그때 지정한 변수에 따라 위의 내용이 착착 바뀌게 되겠죠.

3. 프로토타입 코딩 작업

프로그래밍을 정식으로 배운 적 없이 필요할 때마다 이것저것 찾아서 익히다보니 코드는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여긴 언제나 대충 넘어감)

프로토타이핑과, 소스를 보시면 됩니다.
https://framer.cloud/wJwfs/

아, 이번에 제대로 처음 시도해본 것이 있는데, Framer에서 사운드파일을 재생하는 것입니다. 아주 상세한 기능이 제공되지는 않지만, 정말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사운드 플레이
audio = new Audio
audio.volume = 1
audio.src = “사운드 파일 주소”
audio.play()
audio.loop = true

혹시 사운드 재생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보세요.
https://github.com/benjamindenboer/Framer-AudioPlayer
https://blog.framer.com/visualizing-sound-with-framer-b1d834131c22#.jti2z49kx
https://www.w3schools.com/tags/ref_av_dom.asp

그리고 사용자 함수를 설정하고, 한 이벤트에 여러 변수를 설정하는건 아래와 같이 하시면 됩니다. 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 함수 정의
Frame_move = (AA,BB,CC) ->
object.opacity = AA
object.x = BB
object.visible = CC

# 이벤트 설정, 함수 실행
object.onClick (event, layer) ->
myFunction(변수A,변수B,변수C…)

코딩부분을 열심히 설명드리지 못했지만… 저같은 초보분들은 서로 소스를 보며 익히는 것이라 생각하며.

4. 마치며

아직 모든 것이 완벽히 마무리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서, 관심이 유지된다면 계속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디테일을 손보며 완성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만들 생각이 있어서 빠르게 프로토타이핑을 해본 것이었는데, 오후 내내 만지작 거린 것을 보면 바로 웹으로 만들기를 시도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Framer는 모바일용 디자인을 하고 보기엔 딱 좋은데, 일반 웹에 대해 해보기에는 제한이 많네요. 특히 Sketch 파일을 임포트해서 쓰다보니, 크기를 고정해놓은 채로 작업을 하게 되고요.

다음에는 진짜 웹으로 만들어서 공유할 수 있기를!

  • Published: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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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a

Sofa.

인도에 오면 가끔 소파에 눕는다. 그럴 때마다 감탄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소파에 앉아(누워) 티비를 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소파는 누워서 쉴 수 있는 기능을 위한 도구가 아닐까.

소파의 길이는 키보다 약간 짧다. 양 끝의 팔걸이는 머리를 기대고,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기댔다 쓸데없이 움직이기에 좋다. 안쪽으로 약간 비스듬한 바닥쿠션은 몸이 안쪽으로 슬쩍 쏠리게 해준다. 슬쩍 쏠린 몸은 등받이 부분에 딱 들어맞는다. 팔을 기대거나, 다리를 기대거나, 등을 대어놓는다.

그러고 나서 티비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본다. 몸을 이리저리 돌렸다가 접었다 폈다 흔들흔들 한다.

작은 언덕들이 있는 잔디밭 공원 같다. 소파는 몸이 장난치기에 더할나위없이 적당하다. 원래의 의도대로 사용한 적이 거의 없어서 미안하긴 하지만, 어쩌다보니 나는 기회가 있을 때면 항상 누워있다.

내가 소파를 만든다면, 작은 언덕같은 소파를 만들어야지.

  • Published: 10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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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mistic UI 글을 읽고.

원 글 : True Lies Of Optimistic User Interfaces

주제 : Optimistic User Interfaces
(단어단어만 해석해서, ‘낙관적인 UI’ 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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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요약 : 사용자의 기다림을 줄이자. 더 줄이자. 예측가능한 범위라면 미리 ‘OK’라고 하자.
– 요청에 대한 성공률이 97~99%이고, 에러가 1~3%정도일 때는 적용할만 하다.
– 평균 응답시간이 2초 이내라고 생각된다면 적용할 만 하다.
– 다만 명확한, 잠재적 에러는 클라이언트에서 사전에 감지하여 서버 요청을 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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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하는 설명 : within 2 seconds of interacting with an element, the user will be in a flow and focused on the response they are expecting. If the server returns an error during this interval, the user will still be in “dialogue” with the interface, so to speak. (아하 라고 했지만 한글로 적으면 틀릴까봐 각자 해석하는 것으로…요지는 ‘네, 감사합니다. 아! 손님 잠시만요. 제가 잘못 계산했네요’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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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 가벼운 내용이라 생각해서 이 닦는 동안 잠깐 읽으려고 했는데, 결국 몇십분을 읽었다. 역시 영어를 잘 해야 한다. 내용도 이건 뭐 거의 소논문 수준. 1년 넘게 한 모바일 서비스만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아직도 우리앱은 팝업의 UI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버튼의 규칙도 제멋대로인데다, 버튼의 enable/disable 규칙도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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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고있는 서비스 측면에서 :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도 네트워크와 산업환경의 특성상 실패율이 거의 절반에 이르고 요청-응답 속도는 말도안되게 길어서 예시의 테크닉을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결국 글쓴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접근방식’은 어딘가에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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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업무 측면에서 : UI디자이너든 GUI디자이너든 알아둘만한 내용이다. 뭐, UX디자인은.. 요즘은 UI/GUI 전부다 UX디자이너라고 생각해서. 하지만 이런 측면의 고민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있지 않는 이상 생각하기도 힘들고 다뤄야 할 대상은 아니다.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는 다른 측면의 깊이를 다뤄야 하니까. 일반적인 워터폴 프로세스에서는 그 이후이후이후의 단계 쯤이 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적용할만한 부분을 고민하고 개선하고 학습할 만 하고, 에이전시의 디자이너는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일단 킵! 해두고 다른 지점에서 적용하는 것을 생각해볼 만 하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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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하는 채찍질 : (적었다가 삭제) 없다. 정신없다. 우리 UX디자이너와 GUI디자이너가 잘 해주겠지?
렌즈로 보는 세상이라고 친다면, 배율을 1x로 해서 서비스 전반의/앞으로의 정책을 보았다가, 배율을 4x로 해서 지금 진행하는 스프린트를 보았다가, 위치를 옮겨서 연동할 외부 서비스를 보았다가, 배율을 8x로 해서 현재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점을들 보았다가, 배율을 40x로 해서 UI의 디테일을 고민하는 것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한다. 문제는 실제 만들 생각은 안하고 망원경만 계속 쳐다보고 있는 느낌인데, 빨리 정리정돈 하고 이런 것에도 신경을 쓸 수 있게 하자.

  • Published: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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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보정’을 읽고 든 생각”에 대한 생각

‘시각적인 보정’을 읽고 든 생각

언제나 주장에 대한 반론은 재미있고 배울 것이 많다. 원래의 글은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컴퓨터(수학적 수치)에 의존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 사람의 시각적인 판단에 따른 보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론은 그것 조차 수학적인 방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첫 번째의 글에 손을 더 들어주고 싶다. 왜냐하면 반론은 결과론적으로 접근하여 해법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려보지 않고서, 어떻게 다른 모양의 도형은 면적이 같아야 눈에 보이는 크기가 같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게 삼각형, 별모양, 직육면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까? 난 그려보지 않고선 모르겠다. 같아보이면 어쩔건가? 그래도 면적이 같게 수정할건가?

신묘한 해결책이 아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사람이라면 했을 감각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그 감각적인 고민으로부터 수학 공식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쓰는 툴과 적용될 환경은 그런 개별 상황들에 대한 작도법, 좌표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개별 상황에 대한 작도법들이 있다고 해도, 결국 다시 x,y로 맞춰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완벽히 결과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사실 반론을 쓴 사람도 위의 상황을 잘 알고 원문의 가치도 잘 알았기에 좋은 맺음말을 썼을 것이다.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꼭 수학과 과학으로 풀 수 있는 것은 그것에 따라야 할 것 처럼 말하는 부분이다. 공식에서 약간 벗어나면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대가라고 하는데, 디지털에서는 그런 것이 필요없는 것인가 의문이다.

뭐, 하지만 두 글 다 내공이 깊어서, 딱히 내 수준에서 더 반박할 것은 없다. 다만 배운 것이 많다. 그래픽 디자이너도 알아야 할 것이 많구나. 감각적인 부분을 이런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구나. 글 참 잘 쓰는구나.

작심삼일 새해다짐. 책도 읽고 글도 읽고, 허점이 많더라도 짧게나마 글도 쓰고. 옛날엔 그래도 글 좀 쓰고 했는데… 요즘엔 축적되는 생각들이 없다.

  • Published: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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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람스 ACCD 졸업식 축사를 읽고

디터람스 ACCD 졸업식 축사 번역 글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가 자주 사용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격언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훌륭히 실현해낸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읽고 든 생각. 물리적인 제품은 이런 원칙을 해결한 뒤 제품을 내놓아야 하겠지만, 디지털 서비스(앱, 홈페이지)들은 어떨까? 언제든지 보완 할 수 있고, 누구나 비슷하게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다들 완성도 보다는 MVP를 만들어 먼저 선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뭐, 딱히 여기서 제동을 걸자면, 애플도 디지털 서비스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시장에 내놓기는 한다. OSX나 iOS를 보면 그렇다.

우리가 하는 UX디자인이나 운영하게되는 서비스는 어떨까? 물론 단순함, 정교함에 있어서 완벽하지 않다. 아주 완벽하지 않다.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할 것 없이 언제나 디자인 시간은 부족하다. 그리고 궁극의 정교함은 디자인 과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품을 실제로 만들 때 그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 서비스를 운영하며 그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을 때도 있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면 더 그렇다.

그런데 과연 그게 맞는 길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좀 더 해봐야겠다. 그리고 또 언젠가는 예전의 방식으로 되돌아 갈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의도적 노후화’는 아주 불쾌한 개념입니다. 이는 존재하는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새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제품의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새것으로 교체하게끔 유도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세상에서 제일 잘 하는 기업이 애플일거다. 그리고 애플을 제외한 (적어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상의 모든 기업들은 이것을 어떻게 제대로 할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애플은 딱 1년 동안 새 제품을 최대한으로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1년 뒤엔 해당 사용자들이 제품을 교체할 정도까지의 욕망이 느껴지지는 않는 신기능이 담긴 새 제품을 내놓고, 1년 뒤엔 그 전 것과 더불어 그 사용자들이 교체하고 싶은 신기능을 담은 제품을 내놓는다. 2년이 지나며 배터리는 빨리 떨어지기 시작하고, 액정은 노후화되고, OS단에서 약간의 버벅임이 느껴진다. 새로운 기능을 쓰려면 새로운 제품을 사야한다. 지름신을 부추긴다. 물론 나는 디지털 기기에 관심이 많아서 더 그렇겠지만.

최고의 디지털 세상을 만끽하기 위해 2년에 한번씩 애플에 100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렇다고 애플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안드로이드는 첫 번째, 단순함-정교함이 떨어지고, 변화 주기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따로 놀고, OS는 새로 나왔다고 해도 저 멀리 딴나라 이야기처럼 내 폰은 언제 업데이트를 지원할지 계속 지켜보며 기다려야 한다. 대신 애플은 구매시점부터 최신의, 최적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점차 점차 성능을 떨어뜨린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이런 구조라면 애플의 ‘의도적 노후화’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니까.

디터람스의 말은 언제나 틀린 것이 없다. 그래서 더 부족함을 느낀다. 잘 못하고 있는 것도 느낀다. 좁혀가야지.

작심 삼일. 휴일의 연속이라 이런 생각할 틈이 낫지만, 평일에도 할 수 있길.
그리고, 글은 핵심만 짧게 쓰길.

  • Published: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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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구독 해제

icons8의 뉴스레터를 구독해제 하기 위해서 버튼을 누르자, 구독해제됨과 함께 이 내용이 떴다.
해제됐어! / 귀찮게 해서 미안해 / 떠난다니 아쉬워 / 왜 떠났니? 1,2,3,4 / 등등.. 여러가지 표현방법이 있고, 뉴스레터 대행 서비스들의 여러가지 정형화된 틀들이 있지만, 여기가 최고인 것 같다. 무료 아이콘을 나눠주는 서비스의 Goodbye Gift-
왠지 구독해제 한 것이 미안해지기도 하고, 다시 되돌려야 할 것만 같다.

https://icons8.com/goodbye-gift/

  • Published: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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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도 표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메일은 정말 애매하다. 양식이 없어서 애매하다. 처음 이메일이 생긴 뒤로 변화라는 것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에서 가장 유용하고 많이 쓰이는 수단이다.

가장 애매한 것은, 너비_width 이다. 한 문장씩 줄넘김을 하지 않고서는 이상한 글의 형태가 되고 만다. 전통적인 줄넘김의 이유는 필요치 않다. 글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줄넘김을 한다. 맞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럴 수 없다. 받는 사람의 이메일 클라이언트에서는 얼마만큼의 너비로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디지털 스크린 내에서 줄넘김의 규칙이 제멋대로인 것은, 처음부터 스크린에 보이는 컨텐츠 폭의 제한은 각자의 모니터에 달렸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인쇄매체와는 달리 낮은 해상도에서 시작되어서 일 수도 있고, 여백과 글자크기를 생각할 여유가 없는 터미널 형태에서 발전되어서 일 수도 있다. 물론 아낌없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여유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메일도 html이라서, 요즘엔 responsive web을 적용한 것들도 많이 있지만, 결국 보내는 이가 정한 규칙들로 난무한다. 이쯤 되면, 누군가 ‘이메일 표준’ 선언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인쇄매체에도 표준이 있듯, 이 애매한 것을 누가 해결해주었으면 한다. markdown처럼, 기관이 주도하지 않더라도 유명한 누군가가 제시하여 사람들을 공감시키고 환경을 만든다면,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 Published: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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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조명 LIFX와 Snowpeak의 Hozuki

LIFX라는 원격조종 전구를 구매했다. 원격조종 전구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스마트’라는 말을 사용하기 싫어서 이름을 붙였다. 스마트폰으로 켜고 끄고, 밝기를 조절하고 RGB색상도 조절할 수 있다. 이제 배송중이라 아직 받지는 못했다.
Snowpeak의 자연을 닮은 조명이 있다. 호조키. 자연을 닮은 이유는 켜고 끌 때 자연스럽게 밝기가 조절되고, 바람에 촛불이 흔들리듯 외부의 충격에 불빛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 방에 켜져 있다.

두 조명은 다른 목적과 기능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사용해 일반적인 조명보다 훨씬 좋은 기능을 제공하는 진화된 조명이라는 것이다.
두 조명의 차이점, 하나는 최신의 기술을 최신의 기능으로 제공하고, 하나는 적절한 기술을 아름다운 기능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내게 필요한 기능에 대해 말하자면, 난 엎드려 책을 읽다가 쉽게 불을 끌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사실 이건 전선에 똑딱이 스위치가 있는 조명이면 해결된다. 하지만 그런건 제외하고. LIFX는 스마트폰 앱을 켜서 간단히 끌 수 있을 것이다. 호조키는 잠깐 일어나 원숭이가 팔을 휘둘러 장난치듯 조명을 탁 쳐서 조금 세게 흔들면 하늘하늘거리다 금세 꺼진다.

무엇이 더 좋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 두 개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만 둘 다 매력적이다. 켜고 끄는 것 말고도. 그래서 둘 다 써보려고 한다. 디지털의 디지털스러운 기능과 디지털의 자연스러운 메타포. IoT와 Low-Fi. 뭐, IoT인지 그냥 Remote인지 몰라도. 이상, 자기합리화 끝.

  • Published: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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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꾸우욱

컴퓨터는 모르지만 아이패드는 쓰시는 엄마.
어제 아이패드 카톡으로 사촌누나 애기의 돌잔치 초대 글과 링크가 왔다.
오늘 엄마 아이패드로 삼촌이 카톡을 보냈다. 모르고 돌잔치 그룹대화방 나가서 글을 볼 수 없으니 복사해서 붙여달라고. 엄마는 어떻게 하냐고. 삼촌은 글을 꾸욱 눌러서…꾸욱 눌러서…하면 된다고. 몰라. 선기 오면 해달라고 할게.

한 10초만에 해결.
아, 꾸욱 누르는게 이렇게 하는거야? ㅎㅎ

그러고는, 어디였지?
저번에 엄마 보여드렸던 카톡 링크의 초대장 웹페이지를 다시 열고, 지도 보기. 양재역.

그러고는, 어떻게 가지?
지하철 앱을 켜고 사당. 교대쪽. 교대. 오금행. 양재.

쓰기는 쓰는건데, 뭔가 아쉬운 느낌이?
그리고 그 내용을 다시 메모지에 하나 하나 적으셨다.

글을 쓰려고 했던 이유는 꾸욱.
꾸욱은 힘주어 누르는 느낌인데, touch&hold

  • Published: 4 years ago